건강백과사전

제목: 대변의 굵기와 건강

날짜 :: 2003-08-29
전화번호 :: 외래 02)829-5106,7
출처 ::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내용

건강을 체크하는 의료기기가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지만 대변만큼 우리 몸 상태의 정보를 잘 나타내주는 것도 드물다. 대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개략적으로 보면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이 식도, 위를 거쳐 7m나 되는 소장을 통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영양분과 80%의 수분이 흡수되게 된다. 대장을 통과하면서 다시 한번 수분과 미네랄이 흡수되고 나면 나머지가 점점 굳어지면서 대변으로 되어 항문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약 3일간에 이루어지고 위장기능이 나쁘면 영양이나 수분의 흡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변의 모양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대변으로 건강진단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대변의 굵기라 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대변은 황갈색의 바나나 모양을 하게 된다. 되지도 묽지도 않으며 부드럽게 빠져 나온다. 양으로 볼 때 바나나 두 개 정도, 약 250g이 나오는 것이 좋다. 변의 모양이 토끼 똥처럼 조그맣고 단단한 경우에는 치질의 가능성이 가장 많고 직장암의 가능성이 있으며, 경련성 변비거나 위궤양일 수 있다.

반크림 모양의 경우는 식사나 약이 원인이므로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진흙 모양을 띄는 경우는 약 때문이거나 위장의 출혈 때문일 수도 있지만 비릿한 냄새를 동반하는 경우에는 대장암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물처럼 묽은 변은 식중독이나 이질의 가능성이 있지만 검은색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암이나 궤양의 가능성이 크므로 요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바나나모양의 대변은 건강상태가 양호할 때 주로 보일 수 있겠다.

특히 변비도 설사도 아닌데 새끼손가락 굵기의 가는 변밖에 나오지 않는 경우는 일시적으로 식욕이 없다거나 식사량이 줄어든 것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항문 근처에 배변을 방해하는 질병이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의사의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

변비로 고생을 하고 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작은 구슬 모양의 단단한 변만 조금 나올 뿐이고 그러다가 갑작스런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는 만성적 경련성 변비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이런 경우는 하루 세 번 충분한 식사와, 특히 아침을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소화하기 쉬운 음식, 과일 등을 많이 먹고 특히 의식적으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나 향신료, 신맛이 강한 음식, 알코올 등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술을 마신 후 심해지는 설사는 알코올이 장벽에 심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유발되는 것으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면서 적당량을 마시도록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건강을 생각해서 우유는 마시고 싶지만 우유를 마시면 꼭 설사를 하게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인의 75%가 우유에 함유되어 있는 유당을 충분히 소화, 흡수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설사가 일어나게 된다. 특히 찬 우유는 장벽에 자극이 강하기 때문에 설사가 염려되면 우유를 따뜻하게 해서 마시도록 한다.

이렇듯 대변의 굵기와 건강과의 관계는 그 성상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이런 상식을 가지고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여 이상이 있을 시 적절한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