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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름철 건강

출처 ::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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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기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집단 식중독 발생이 있어서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더욱더 조심해야 될 전망이다. 지난 겨울 이상 난동으로 예년에는 3월 이후에나 발생하는 세균성이질이 1월부터 발병하여 소풍, 수학여행이나 나들이, 집안 행사가 많아지는 3월 이후부터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음식이 상할 위험성이 커지고 집단급식이 많아지므로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에 문제가 되었던 병원성 대장균인 O-157균에 의한 식중독도 다시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세균성이질이나 O-157균에 의한 식중독은 주로 소화기 증상을 일으키는데 고열과 함께 복통, 구토, 설사가 나타난다. 특히 O-157균에 의한 식중독은 출혈을 동반한 설사가 특징으로 다른 식중독에 비해 증상이 심하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 특히 유아들은 대량의 설사에 의한 탈수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이런 질병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회복될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과 식품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위생 수칙으로는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10가지가 있으며 주요 내용으로는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 만들기 전, 식사 전에도 손을 씻어야 하는데 이때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는 것이 좋다.

음식 조리 시 완전히 익히고 되도록 가공 식품을 사용하고 조리된 식품은 바로 먹는 것이 좋으며 날 음식과 조리된 음식이 섞이지 않도록 하고 음식을 보관할 때도 상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부엌을 깨끗이 하고 도마나 칼, 행주 등은 정기적으로 삶거나 햇볕에 말려 소독하여야 하고 중요한 것은 항상 깨끗한 물을 사용하여야 한다.

또한 여름철에 주의해야할 병이 비브리오 패혈증이다. 예년에 비해 올해에는 5월에 비브리오 패혈증에 의한 사망환자가 발생하여 주의가 더 요구되고 있는데 이병은 특히 사망률이 높아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확진되면 사망률이 40~50%나 되는 무서운 병이기 때문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비브리오 균에 오염된 해산물 특히 날것 또는 조리가 덜된 생선, 굴, 낙지, 조개, 어패류 등을 먹었을 때 걸리는 병으로 40대 이상의 성인들이 주로 감염되며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 발열과 설사. 복통. 구토 등을 동반하면서 피부가 썩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건강한 사람보다는 간질환. 당뇨병. 만성 신부전증 등의 만성병을 가지고있는 사람에서 사망률이 높으므로 이런 환자들은 특별히 여름철에는 조심하여야 하고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지 않아야 한다.

세균성 이질과 함께 찾아온 건강 불청객은 학질이라고 알고 있는 말라리아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60년대까지 기승을 부리다가 효율적인 퇴치작업을 벌인 후 70년대 말 이후로는 종적을 감추었다가 93년 환자 발생이 있은 후 매년 수천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였다. 환자들은 주로 경기 북부 지역(파주, 연천, 철원, 김포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휴전선 근처에 근무하는 군인과 지역 주민들이다.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병원충을 가지고 있는 모기에 물린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잠복기는 보통 14일 정도이나 6-8개월 후에도 발병할 수 있다. 20년만에 다시 말라리아가 유행하게 된 이유는 환경의 변화로 모기가 번성하게 되었고 대부분의 환자가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는 군인과 지역 주민들로 말라리아가 유행하고 있는 북한에서 병원충을 가지고 있는 모기가 넘어와 전염을 시키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유행시기는 봄부터 늦가을까지로 증상은 모기에 물린 후 잠복기를 거쳐 두통과 함께 특징적인 발열, 처음에는 매일 40도 이상의 고열을 보이다가 48시간마다 열이 나고 빈혈이 생기며 나중에는 간과 비장이 손상된다. 진단은 특징적인 증상과 혈액검사를 통해 병원충을 확인하여 내리며 초기에 말라리아 특효약 클로로퀸(키니네)을 복용하면 완치될 수 있으나 키니네에 잘 듣지 않은 환자가 있고 병이 진행하면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하여 치료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데 주로 학질모기가 해가 진 후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활동하므로 이때는 긴 팔 옷을 입는 것이 좋겠다. 또한 방충망을 설치하고 모기가 생기지 않도록 축사나 모기가 서식하는 물웅덩이에 살충제를 뿌려야 한다. 이런 조치와 함께 국가적으로 말라리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게 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나타날 수 있는 건강상 위험은 대기오염이다. 특히 햇볕이 강해지면서 문제가 되는 대기 오염물질은 오존이다. 오존은 햇볕이 강하고 날씨가 맑은 여름철 오후 2-3시에 가장 높이 올라가며 바람이 불지 않는 경우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여름철 병원 응급실을 찾는 호흡기 환자의 10-20%가 오존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98년부터 대도시에서 오존 경보제가 실시되고 있다. 오존은 호흡기에 자극을 줘 기침을 유발하고 기관지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한낮에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오존경보가 내려지면 건강한 사람도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노출이 늘어나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면 피부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직사광선 특히 강한 자외선이 주범이다. 햇빛에 10분 정도 노출시 팔, 목 주위 등 노출부위가 심하게 가렵고 긁으면 반점이 생기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것을 햇빛알레르기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되도록 햇빛에 노출된 것을 피하고 필요하면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보통 사람도 되도록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양산이나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얼마 있으면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는데 이때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결막염, 피부염 환자들은 주의를 하여야하고 한다. 날씨가 더운 날 장거리 운전을 하게되면 다른 때 보다 운전피로가 빨리 와 사고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중간 휴식과 가벼운 체조 등의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